광고 기법 중의 “티저 광고(Teaser Advertising)”라는 것이 있다. 티저(Teaser)는 놀려대는 사람, 짓궂게 괴롭히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처음에는 회사명과 상품명을 밝히지 않고 구매의욕을 유발시키면서 서서히 밝히거나 일정 시점에 가서 일거에 베일을 벗기는 방법의 광고 기법을 말한다.
얼마 전 서울시청 및 청계광장 근처의 가로등마다 아래 사진과 같은 표지판이 걸려서 화제가 되었었다. 나중에 확인해 본 결과, 이는 LG텔레콤의 3세대 인터넷 서비스인 OZ의 티저광고로 밝혀졌다. 포탈사이트를 LG텔레콤의 휴대폰을 통해서 풀브라우징할 수 있다는 컨셉의 광고였던 것이다.
실제로 이렇게 앞으로 나오게 될 상품이나 서비스를 알리기 위해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티저 광고는 UCC에서도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다. 그래서 이번 회에서는 티저 광고로 밝혀진 UCC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첫 번째 UCC는 작년 봄, “90일녀”라고 불렸던 엔프라니㈜의 인터넷 유통 전용 화장품 브랜드인 ‘메이프레쉬’ 광고이다. 신선한 천연화장품인 메이프레쉬의 유통기한이 90 일이라는 제품의 차별성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 진 UCC로 각종 UCC 포탈의 메인 코너와 언론사의 기사로 알려졌던 내용이다.
인터넷 얼짱 출신의 이주연양이 “나는 90일을 삽니다”라는 문구가 쓰여진 팻말을 들고 대학로, 강남, 신촌 등지에서 진행한 이 퍼포먼스는 ‘시한부 삶을 사는 여자의 퍼포먼스다’, ‘행위 예술이다’, ‘연예기획사의 홍보다’ 등의 다양한 추측을 나으며 누리꾼들 사이에 이슈가 되었다가, 광고주가 네이버에 “90일녀의 정체가 밝혀지다”라는 제목의 배너가 등장하면서 광고로 밝혀졌었다.
또, 얼마 전에는 하얀색의 카우걸 복장을 한 여자가 강남, 시청 등지에서 말을 타는 듯한 동작이 야릇하게 담긴 UCC가 이슈가 되었었는데, 이 역시 UCC 티저였다. ‘카우걸’이라 불린 이 UCC는 최근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파나소닉코리아의 JOBA라는 승마운동기구를 광고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러한 UCC 티저는 공공기관에서도 활용하고 있는데, 최근에 ‘입김녀’라는 이름으로 배포된 UCC는 서울시에서 서울시관련 민원이나 궁금증을 365일 24시간 안내하기 위해 설치한 전화상담서비스센터인 ‘다산 콜센터’의 전화번호 ‘120’을 알리기 위해 제작 배포하였다.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카페의 창가에나 자동차 유리창 등에 입김을 불어 넣고, 120이라는 숫자를 적어 놓고 사라지는 여자를 따라가며 찍은 것처럼 연출된 광고였던 것이다. UCC는 인터넷에서 ‘입김녀’라고 검색하라며 검색 광고와의 연계를 기대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사)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에서 제작 배포한 ‘숫자녀’라는 UCC도 있다. 광주(53,506), 대전(55,854), 춘천(79,468), 대구(93,481), 부산(138,501), 서울(324,560)이라는 숫자가 적힌 팻말을 들고 서 있는 한 여성을 찍은 이 영상은 각 지역에 살고 있는 장애인의 숫자를 통해, 우리 주변의 장애인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 줄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티저는 ‘명동 엘프녀’라 불렸던 UCC이다. 보다 연출된 흔적이 역력한 이 UCC는 온라인 게임 ‘리니지’의 엘프 복장으로 분장한 여자 주인공이 길거리에서 잠에서 깬 뒤, 시민을 게임 캐릭터로 오해하고 공격하는 내용의 UCC이다. 이 UCC는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 사이트인 ‘아이템티’의 광고로, 배포가 시작되면서 해당 사이트의 일방문자수가 50배가 늘었다고 한다.
2006년 칸국제광고제에서 사이버부문의 대상을 차지한 ‘Still Free’는 당시 뉴욕시가 통과시킨 ‘낙서금지법안’에 항의하는 두 청년이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 몰래 접근해서 낙서를 한다는 내용의 UCC였다. 너무나 급속도로 이슈가 되면서 백악관에서 사실무근이라는 성명을 발표할 정도였다고 하니, 티저 UCC를 활용한 바이럴 마케팅의 힘은 실로 대단하다. 남성 패션 브랜드 ‘에코’에서 제작한 이 UCC의 제목인 ‘Still Free’는 이 브랜드의 슬로건이었다고 한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티저 광고의 가장 큰 목표이다. 그 것은 후속으로 나올 광고에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다. 앞에서 살펴본 대부분의 티저 UCC들이 티저 자체는 충분히 이슈가 되었지만, 그 티저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를 알리는 데는 조금 부족함이 있었다. UCC라는 좋은 마케팅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마케팅 담당자들이 조금만 더 고심한다면 차기 칸국제광고제의 사이버부문 대상을 한국업체가 받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