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시장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성공한 자영업자들은 구멍가게 재벌을 꿈꾸며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점포를 확장하기도 하고, 경쟁사에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추가로 다른 업태를 개설하기도 한다. 현재 운영중인 업종이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는 경우는 유망한 업종을 새로 창업해 부족한 수익을 보완하기도 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 소장은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성공한 자영업자들이 많게는 1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는 사례가 일반화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자영업 투잡스는 점점 더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 수익증대를 목표로 한 투잡 =가격파괴 삼겹살 전문점을 운영하는 윤종택 씨(43ㆍ돈데이 산본점)는 비디오ㆍ책 대여 전문점을 2개나 운영하다가 저가 삼겹살전문점을 창업했다.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던 윤씨는 부인이 운영하던 산본의 대여점이 의외로 잘되자 직장을 그만두고 인근 의왕에 대여점 체인을 추가로 오픈했다.
하지만 비디오와 책 대여 업종이 사양길에 접어들어 다른 사업을 고민했다.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 등을 생각했을 때 대여점 운영만으로 어렵다고 판단한 윤 사장은 추가 창업을 결심했다. 산본지역의 특성을 감안해 고급음식점보다는 저렴하면서 대중적인 외식업을 찾았다.
30평 매장에 테이블 수는 15개. 가장 힘든 점은 수면부족과 건강관리라고 한다.
삼겹살 점포 월평균 매출은 2700만원, 순수익은 700만원 선으로 대여점 2곳과 맞먹는다고 한다. 생활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자녀학비를 위해 모두 저축한다는 윤 사장은 "사람을 좋아하고 일을 좋아하면 돈은 따라온다며 항상 가족을 대하듯 고객을 대한다"고 했다.
◆ 같은 업종 확장 =대구에서 저가 쇠고기전문점 두 곳을 운영하는 정인원 사장(35ㆍ아지매)은 평소 꿈인 외식업의 창업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생활용품 생산공장을 하는 형님 밑에서 창업자금을 모았다.
그가 택한 아이템은 모든 제품이 팩으로 포장돼 있어 조리에 대한 부담이 없었던 저가 쇠고기전문점이었다.
아파트 단지와 대형마트가 있는 이곡동을 눈여겨본 정 사장은 이곡동보다 세가 저렴하고 저가형에 대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성서 계명대점을 먼저 오픈했다.
대학생들이 많이 올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인근 공단의 근로자들이 많이 찾아왔다.
그는 매일 새벽 직접 싱싱한 야채를 골라 밑반찬을 만드는 등 매장의 모든 부분을 파악했다.
정 사장은 "내가 모르면 직원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며 "창업자는 모든 일을 혼자 할 수 있을 만큼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주방은 조카와 함께 운영한다.
7월에 계명대점을 오픈한 지 석 달째 목표인 월매출 3000만원에 월수익 700만원을 달성했다.
목표를 달성한 정 사장은 눈여겨 보았던 이곡동에 제2매장을 작년 11월에 오픈했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픈한 이곡동점은 월매출 4500만원, 월수익 1000만원을 올린다.
◆ 한 동네 공략 ="인근의 1만가구 아파트 주민 모두를 우리 매장 고객으로 만들고 싶습니다."안현모 사장(40ㆍ쪼끼쪼끼 및 화투 인천옥련점)은 특이하게 가맹점 본사의 두 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인근에 1만가구 아파트가 밀집한 인천 옥련에만 두 개 매장을 가지고 있다. 2003년부터 쪼끼쪼끼를 운영하던 안 사장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아파트 인근에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한 본사의 매장을 하나 더 오픈했다.
"매장 자체가 차별화되기 때문에 고객이 중복되는 것을 피하면서도 흡수할 수 없는 고객을 상호 보완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두 개 매장을 운영하면서 더욱 바빠진 안 사장은 사촌동생을 불러 함께 관리하고 있다.
하루 평균 16시간씩 일하면서 두 개 매장을 쉴새 없이 돌아다닌다.
한곳만 맡아서 하지 않는 이유는 단골손님 때문. 한 곳만 신경쓰면 주인이 바뀐 줄 알고 단골들이 발길을 끊는다는 것이다. 두 매장의 매출은 신규 브랜드인 화투매장이 조금 높다.
부인과 자녀들을 위한 시간을 못내는 것이 가장 미안하고 힘이 든다는 안 사장은 1년중 여름ㆍ겨울방학 때 꼭 한 번씩은 가족과 여행을 가는 것으로 미안함을 대신한다고 한다.
쪼끼쪼끼는 월평균 매출 2400만원에 순수익 700만원, 화투는 월 3000만원에 순수익 800만원의 실적을 내고 있다.
◆ 시간활용과 자기계발 위한 투잡 =의약품 판매회사를 운영하는 최석현 씨(29ㆍ플젠 가락점주)는 크림생맥주 전문점도 운영하고 있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새벽 3시에 잠이 드는 고된 생활의 연속이지만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 즐겁게 일할 수 있다고.시간 여유가 많고 접대를 위한 술자리가 많았던 최 사장은 아직 젊기 때문에 해이해질 수 있는 마음을 잡기 위해 투잡을 선택했다. 자신을 위해 투잡을 하지만 수익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주점업 중에서 유망한 아이템을 찾기 위해 고민하다가 크림생맥주전문점을 택했다.
주방은 장모 도움을 받는다.
최 사장은 고객 서비스로 계산할 때 1000원 이하 동전은 받지 않는다. 의외로 이 방법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월평균 매출은 2000만원. 젊은 탓인지 사람관리가 제일 힘들다는 최 사장은 "돈이 아니라 나를 위한 투잡인 만큼 아무리 피곤해도 아침은 거르지 않으며 무리하지 않기 위해 일요일은 쉰다"고 했다.
[심시보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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