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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6-23 14:37
대학가 이색 아르바이트 인기
 글쓴이 : 관리자
조회 : 3,126  

                        대학가 이색 아르바이트 인기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새내기를 맞이한 대학 캠퍼스가 활기를 띠고 있다. 이제 갓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신입생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지난 1월 23일부터 열흘간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사이트 ‘알바몬’이 올해 대학 신입생 3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선 ‘대학 입학 후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3%가 아르바이트를 꼽았다. ‘아르바이트를 할 의사가 있는가’를 묻는 문항엔 전체의 97%에 달하는 학생이 ‘그렇다’고 답했다.

최근 한 아르바이트 전문 사이트가 올 1~2월 자사의 아르바이트 공고 게시판에 올라온 아르바이트 시급(時給)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아르바이트직의 약 65%가 시간당 3000~4000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법정 아르바이트 최저임금은 시간당 3100원이다. 하지만 잘만 고르면 시간당 1만원이 넘는 아르바이트도 심심찮게 찾을 수 있다.

 

알바몬의 안수정 주임은 “최근엔 과외나 음식점 서빙처럼 틀에 박힌 아르바이트보다 돈도 벌면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인기”라며 “또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아르바이트보다 자기 스케줄에 맞춰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아르바이트가 선호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요즘 대학생에게 인기 있는 아르바이트엔 어떤 것이 있을까?

 

취미를 아르바이트로

자신의 취미를 살릴 수 있는 아르바이트는 일 자체를 즐기면서 돈도 벌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지난 3월 3일 서울역 근처의 한 대형 할인매장. 3층 가전제품 매장 한쪽에서 경희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유효종씨가 매장을 찾은 어린이 고객에게 게임 방법을 설명하고 있었다. 유씨는 지난 2월 소니 컴퓨터엔터테인먼트 코리아(SCEK)가 자사의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을 홍보하기 위해 모집한 대학생 명예사원에 선발돼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이곳 매장에 나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 8비트 애플컴퓨터를 통해 컴퓨터 게임에 빠져들었다”는 유씨는 현재 PS용 소프트웨어를 30여개 정도 보유하고 있는 PS매니아다. SCEK의 강희원 과장은 “도우미를 매장에 배치했을 땐 도우미가 게임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부족해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대학생 명예사원을 통해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춘 대학생을 활용함으로써 고객과의 거리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들 대학생 명예사원은 시간당 5000원을 받고 게임기를 한 대 판매할 때마다 3000원의 인센티브를 추가로 지급받는다. 유씨는 “지금까지 아르바이트라고 하면 돈을 벌기 위해 시간 때우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취미이자 특기인 게임을 아르바이트로 하니까 지루한 줄 모르겠다”고 말했다.

 

올해 대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백신애씨는 집에서 개 5마리와 고양이 2마리를 키울 정도로 애완동물 애호가다. 대학 전공도 애완동물관리학과다. 지난 겨울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를 찾던 백씨는 인터넷을 통해 ‘펫 시터(Pet Sitter)’ 아르바이트를 알게 됐다. 펫 시터란 애완동물 주인이 집을 비우는 동안 그 동물을 데려와 대신 돌봐주는 사람을 말한다. 보통 10㎏ 미만의 소형견은 하루 1만원, 그 이상 무게가 나가는 중형견은 2만원 정도를 받는다. 백씨는 “상대적으로 손이 훨씬 덜 가는 고양이는 사료만 제공받고 무료로 돌봐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번에 짧게는 2~3일에서 최장 2달까지 개와 고양이를 돌봤다는 백씨는 “평소 좋아하는 애완동물을 돌봐주면서 돈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라며 “졸업 후에 애완동물을 전문적으로 돌봐주는 사업을 해볼까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는 나의 경력

아르바이트를 단순한 돈벌이가 아닌 경력쌓기의 일환으로 활용하는 대학생도 늘고 있다. 이들은 졸업 후 자신이 진출하고 싶은 분야의 기업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돈과 경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다.

제과점 ‘파리바게뜨’에서 젊은층의 최근 이슈나 트렌드를 짚어내고 제품에 반영할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트렌드 헌터’로 활동하는 대학생 서귀숙씨는 “돈만 놓고 보자면 과외가 더 낫겠지만 취직이나 경력을 생각할 때 이 일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달 20만원을 지급받는 6개월 임기의 대학생 트렌드 헌터는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최근 이슈 및 트렌드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해 발표하고 특별행사가 있을 때는 기획단계부터 참여하기도 한다. 파리바게뜨에서 작년 크리스마스에 케이크를 구입한 고객에게 나눠준 귀마개, 타원형 케이크, 매운 고로켓 등은 이들 트렌드 헌터가 기획에 참여한 작품들이다. 서씨는 “원래 마케팅 쪽에 관심이 많아 광고대행사에서 일한 경험도 있다”며 “이 일을 하면서 마트에 가더라도 어떤 상품이 잘 팔리는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를 계속 생각하게 된 것도 소득”이라고 말했다.

 

대학교 4학년 김유미씨는 태평양의 ‘여대생 프로슈머’로 일하고 있다. 한 달에 두 차례 정기회의를 통해 출시를 앞둔 신제품을 평가하거나 최근 트렌드를 바탕으로 제품 및 홍보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매달 화장품 선물과 함께 15만원을 받는다. 김씨는 “소비자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그것을 제품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며 “이런 경력을 살려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이나 리서치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원래 6개월 임기인 프로슈머 활동을 1년으로 연장해 활동하고 있다.

 

내 몸이 밑천

몸을 밑천으로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도 인기가 좋다. 몸을 밑천으로 한다고 해서 꼭 근력(筋力)을 이용하란 법은 없다. 흔히 생각하는 공사판 막일이나 음식점 서빙 외에도 최근엔 다양한 형태의 신체를 밑천으로 한 아르바이트가 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7일 오후 서울 대학로의 한 골목. 바람이 세게 불어 쌀쌀한 날씨였지만 화사한 봄옷을 입은 한 여성이 포즈를 취한 채 사진사의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골목에 주차된 SUV차량 트렁크에는 형형색색의 옷이 겹겹이 쌓여 있었고 한쪽으로 목걸이, 핸드백 등 각종 소품이 놓여 있었다. 사진 모델은 대학생 김지선씨다. 김씨는 인터넷 패션쇼핑몰 사이트에 전시될 옷의 모델 역할을 하는 소위 ‘피팅 모델(fitting model)’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전문 모델뿐 아니라 대학생 중에도 피팅 모델을 아르바이트로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인터넷 패션쇼핑몰을 운영하는 김수연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선 키가 170㎝가 넘는 전문 모델보다 키 165~168㎝ 정도의 일반인 모델이 소비자에게 친근감을 줄 수 있어 더 선호된다”고 말했다. 사진엔 얼굴이 노출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모델이 얼굴 노출을 꺼리는 이유도 있지만 얼굴촬영을 할 경우 표정, 눈 깜박임 등으로 인해 촬영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급은 경력에 따라 1만~1만5000원 정도로 보통 한 번 촬영하는 데 3~5시간 정도 걸린다. “작년 12월 말 친구를 따라 시작해 지금까지 40차례 정도 피팅 모델을 했다”는 김지선씨는 “내 스케줄에 맞춰 일할 수 있고 시급이 높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올해 대학 신입생이 된 김수정씨는 한 공연기획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김씨는 행사가 있을 때마다 보통의 피에로부터 장대를 신은 키다리 피에로, 온몸을 하얗게 칠하고 석고상의 모습을 연기하는 석고마임 등 다양한 역할을 연기한다. 처음엔 일주일에 2시간씩 정해진 시간에 연기 동작을 교육받기도 했다. 하루 평균 6시간 정도 일하면 역할에 따라 15만원에서 최고 3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가면이나 인형을 쓰고 일하는 아르바이트를 꼭 해보고 싶어 수능이 끝난 직후부터 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김씨는 “관객들의 반응이 재미있어서 앞으로도 수업이 없을 때를 이용해 일주일에 3번 정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피 알바(아르바이트)’라고 불리는 ‘생물학적 동등성시험’엔 단기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적지 않은 지원자가 몰린다. 이는 제약업체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약과 자사가 만든 약이 똑같은 효과를 내는지 시험하기 위해 신체건강한 대학생을 대상으로 약을 복용시킨 후 피를 뽑아 약의 효능을 검사하는 것이다. 주로 경험자를 대상으로 공지 메일을 보내기 때문에 새로 시작하는 사람은 지인의 소개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선 신체검사를 통해 적합성 여부를 판단한 후 통과되면 지정된 병원에서 합숙을 한다. 보통 금요일 저녁에 입소해 일요일 오전에 퇴소한다. 토요일에 약을 먹고 11차례에 걸쳐 각각 주사기 한 개가 조금 안 되는 양의 피를 뽑는다. 일요일에 마지막으로 한 차례 피를 뽑고 퇴소한다. 그 다음주에도 똑같은 과정을 겪음으로써 제약업체에서는 두 약의 효능이 동등한지를 평가하게 된다. 이 같은 두 차례 과정을 거치면 보통 30만~35만원 정도를 받는다. 대학교 2학년 정용한씨는 “과외나 서빙은 한 달을 일해야 30만원을 벌지만 피알바는 친구들과 같이 할 경우 피만 뽑고 책보고 얘기하면서 놀다보면 30만원을 벌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재택 아르바이트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탄력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재택(在宅) 아르바이트도 대학생이 선호하는 아르바이트 중 하나다.

 

대학교 3학년 하모씨는 약 2년 동안 입시학원에서 사용할 교재를 편집해주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학원 측에서 교재에 실릴 문제를 골라주면 집에서 컴퓨터를 이용해 출판 전 단계까지 편집을 완료해주는 일이다. 대학 입학 직전 한 출판사에서 편집 일을 배운 것이 이 같은 재택 아르바이트를 하는 계기가 됐다. 급여는 보통 한 쪽당 1000~2000원 정도다. 한 달에 평균 80만원 정도를 번다는 조씨는 “처음엔 요령이 없어서 책 한 권을 맡으면 하루 종일 매달려야 했지만 이제 하루 4시간 정도만 투자해도 충분하다”며 “시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에 학기 중에도 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서강대 국문과 2학년인 조정민씨는 작년에 온라인 교육업체 메가스터디를 통해 대학생 멘토로 일했다. 메가스터디에선 대입 수험생을 대상으로 갓 대학에 진학한 대학생 선배가 진학 상담 및 조언을 해주는 멘토링 서비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메가스터디 외에 1318클래스, 두산 에듀클럽 같은 온라인 입시사이트에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시 2학기 전형을 통해 대학에 입학한 조씨는 자신과 같은 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고자 하는 수험생을 대상으로 논술과 면접 노하우를 전수했다. 온라인 게시판에 수험생이 질문을 올리면 질문이 올라온 당일에 답글을 달아주거나 이메일로 답장을 보내주면 된다. 조씨는 “인터넷을 이용해 집이나 학교에서 하루 2시간 정도만 투자하면 돼 주위 친구들이 부러워했다”고 말했다. 수시전형이 있는 한 달여 동안 진행되고 기본급 30만원에 게시판에 글을 올린 실적에 따라 추가로 성과급이 지급된다. 성과급을 포함해 총 40만원을 받았다는 조씨는 “상담을 해줬던 학생 중 한 명이 이번에 같은 과 후배로 들어와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재곤 주간조선 기자(truman@chosun.com)

※본 기사 작성에는 권미선 인턴기자(prairie3@naver.com)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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